2013. 1. 23. 00:39

어처구니 없는 역사드라마 ' 불모지대'

웹검색도중 일본에서 가장 오락적인 티비방송국에서 왠일로 NHK틱한 드라마를 해준적이 있어 다운받아 시청했습니다. 일본어 실력이 도퇴되었는지 10편까지는 원어로 보다가 신경쓰기 싫어서 11편부터는 한국어 자막을 켜놓고 보았는데요..





드라마의 이름은 '불모지대'...

원작소설이 있는거 같아 찾아보았더니 하얀거탑으로 유명한 야마자키 토요코씨의 작품이더군요.

주인공도 하얀거탑의 주인공 唐沢寿明(카라자와 토시아키)고...우리나라에서는 20세기소년 실사판 주인공으로 알려져있죠. 아시겠지만, 하얀거탑이든 불모지대든 동일인이 작가인 작품입니다.





각설하고 불모지대를 작품을 보고 있자니, 그녀의 역사관이 대충 보여집니다. 정말 짜증나게 하죠.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바람)


주인공의 이름은 이키 다타시, 실존 인물인 세지마류죠를 모델로 삼아 5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는 고도성장기의 일본사회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불모지대의 주인공 이키다타시의 실존모델인 세지마류죠



타락한 정치가 그룹이 있고, 그에 편승해 여러 이권으로 돈을 벌려는 경제인들이 등장합니다. 갖은 권모술수와 배반,배신,아첨,파벌짓기가 그려지면서 주인공의 구국의 결단과 대의, 그리고 그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소설이나 극영화로서도 아무런 하자가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드라마안에 나타나는 이야기 세팅들이 나를 무지 짜증나게 하더군요.


드라마속에 나오는 여러 상황설정들중 나를 짜증나게 하는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 일본은 전쟁의 피해자다.


일본만화중에 반딧불의 묘라는 슬픈 만화영화가 있습니다. 미야쟈키 하야오의 친구인 다카하타 이사오라는 거장감독이 지브리에서 만든 작품인데, 일본인 남매가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서서히 죽어간다는 내용입니다.





이 만화영화는 나중에 실사드라마,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물론 이 만화영화는 일본에서 대 히트를 친 작품입니다. 하지만,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주인공 남매를 일본인으로 설정하지 않고, 난징이나 상하이,하얼삔의 중국인 남매로 설정했다면 비록 일본내에서 흥행은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세계적으로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을겁니다.



일본의 만화영화 감독이 아니라 세계를 대표하는 만화영화 감독이 되었을거라고 추측해봅니다.


이 만화영화에서도 결코 일본정부나 일본군부를 두둔하지 않습니다. 전쟁의 참화속에서 죽어가는 어린 두 생명을 아련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군의 공습에 의해 어머니가 죽고, 두 아이가 고아가 되어 죽는다는 설정만 있지, 어디에도 무능했던 자국정부의 정치가와 군인들을 탓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만화영화에서는 일본 자신들이 가해자가 아니라 역으로 피해자로 바뀌어 설정되어 있습니다.



(중일전쟁 당시 학살당한 중국의 어린이들)

언제인가 아베라고 하는 일본인과 이야기한적이 있습니다. 오끼나와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일본남방의 어느섬에서 민간인 몇천명이 미군의 공격을 피해 본토로 배를 타고 피난을 오는 도중 미군의 공습에 전원 사망한 사건이 있다고 합니다. 이 민간인들이 너무도 불쌍하지 않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대답했습니다. '전쟁이니깐 어쩔수 없는것이다'라고요..'천만명에 달하는 민간인을 학살한 당신 나라 사람들이 당한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로 구원받지 못할것이에요'


드라마 불모지대에서도 이런 상황이 연출됩니다.

주인공 이키다타시는 전쟁당시 일본군부 수뇌부의 작전참모를 역임했던 전쟁범죄자이고 11년간 시베리아에서 노역생활을 하게 됩니다.


실존인물인 세지마류조도 실제 패전후 전쟁범죄자가 되어 시베리아에서 11년동안 노역생활을 하지요.

더도 아니고 들도 아니고 세지마류조는 재판정에서 판결받은 죄인임이 틀림없습니다. 그 죄값을 받게 되는것이죠.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고 부당하게 처우받는 일본인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당시의 소련의 정치상황이나 인권을 생각하면 상상이 갑니다만, 그들이 대륙 곳곳에서 벌였던 잔혹함과 비할수 있겠습니까?